[시론] 위기의식 없으면 '진짜 위기'가 온다

입력 2023-11-02 18:11   수정 2023-11-03 00:21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1.4%로 예상되는데, 이대로라면 세계 경제 상위그룹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평균 예상 경제성장률 2.8% 대비 절반 수준에 머물게 된다. 과거 OECD 평균을 늘 웃돌던 우리 경제성장률이 지속 하락하면서 2021년부터 역전됐고 이젠 그 격차가 더 커지고 있다. 잠재성장률도 1%대에 진입하면서 2050년에는 마이너스 성장이 시작될 수 있다는 충격적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우리 경제의 견인차인 수출의 지속적 침체가 뼈아프다. 작년 10월부터 전년 동기 대비 감소 추세가 지속되다가 지난달 13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 한숨을 돌렸으나 아직 추세 전환이라고 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작년 3월부터 15개월간 지속된 무역적자 역시 지난 6월부터 5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올해 연간으로는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는 등 여전히 불안 요소가 남아 있다.

우리 경제의 본격 반등을 위한 국가적 대책이 시급하다. 여러 대책으로 수출 회복, 저출산 및 인력난 해소, 규제 혁신, 노동·교육 개혁 등 다양한 정책에 대한 요구가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 문제만이 아니라 미·중 갈등, 외환·금리 등 복잡다단한 대외 문제가 얽혀 있는 현재의 복합 위기를 해결하려면 문제의 본질과 근본 원인부터 파악하고 우선순위에 따라 최적의 해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현 상황의 근본 원인은 위기의식 결여와 글로벌 경쟁력 약화다. 우리나라가 2017년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를 돌파하고 세계 경제 10위권에 진입하면서 스스로 자만에 빠진 것이 사실이다. 요즘 방송 프로그램을 보면 ‘먹방’, 해외여행 예능 등 ‘놀자 판’ 일색이다. 국가든 기업이든 자만으로 위기의식이 없어지면 곧 진짜 위기에 봉착한다는 건 역사적 교훈이다. K팝 등 한류가 세계적 관심을 끈다고 모든 산업에 ‘K’를 붙이며 정부·국민 사이에 우리 산업 역량에 대한 과도한 평가와 기대로 혁신에 태만해진 것도 자만의 결과다.

위기의식 결여는 곧바로 글로벌 경쟁력 약화로 이어졌다. 대한민국 성공 신화의 핵심인 ‘빠른 추격자’ 전략을 가능하게 한 강점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임금 상승, 근로시간 단축, 기업 규제 등 일련의 정책은 방향성의 옳고 그름을 떠나 경쟁국 대비 너무 빠르게 진행되며 우리 경제의 글로벌 경쟁력을 급격히 약화시켰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안인 ‘시장 선도자’ 전략은 혁신 역량, 세계관, 국가적 의지 등 여러 면에서 아직 부족하다.

아울러 디지털·그린·문명 대전환 시대의 성공 요건은 협력과 융합인데, 우리 사회에는 의무는 도외시하고 권리만 챙기는 이기주의가 만연해 있다. 이 때문에 기업, 국가 등 공동체의 협력·융합 기반 경쟁력이 급격히 퇴보하고 있다.

문제 해결의 시작은 위기의식 및 글로벌 경쟁력 회복을 위한 범국가적 협력이다. 국론이 분열되면 문제 해결은 요원하고 공멸할 뿐이다. 정치권은 책임 공방보다 해법 마련에 ‘올인’해야 한다. 굳이 책임을 따지면 현 정부만이 아니라 과거 정부도 모두 큰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국회, 여당·야당, 산학연관(産學硏官), 국민 모두 합심해 이 근본적 원인부터 해결책을 찾아가면 승산이 있다.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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